REVIEW/텔레비전8 <척>에 관한 몇 가지 잡담 1.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키워드 유입을 위해 최신 컨텐츠들을 보기 시작했었습니다. '했었습니다'는 과거형이죠. 예, 어느샌가 예전에 즐겨봤던 컨텐츠들을 다시 보고 있더군요. 을 완역판으로 다시 읽기 시작했고, 관련된 일 때문에 를 다시 보기 시작했으며, 갑자기 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안 봤으면 후회할 뻔 했어요. 제가 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거든요. 2. 오래 전에 애정했던 컨텐츠를 나이가 든 시점에서 다시 본다는 것은, 추억에 잠길 수도 있지만 또 그 추억을 파괴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산울림이나 이문세의 노래를 듣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노래는 아무리 촌스러워도 나이가 들어서 들으면 추억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하게도 예전엔 참 좋아했는데.. 2017. 3. 29. <후루하타 닌자부로> 1기에 관한 몇 가지 잡담 1. 미타니 코우키가를 처음 떠올리면서 를 참조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입니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점점 달라지지만, 1기의 제1화와 제2화에 등장하는 후루하타의 행동은 영락없는 콜롬보의 그것입니다. 기본적인 추리방식도 다를 바 없죠. 속에는 영리한 추리를 품고, 어수룩한 척 하며 범인에게 달라 붙은 뒤, 범인을 짜증나게 해서 그가 실수하는 순간을 캐치해내는 거죠. 리처드 오스틴 프리맨이 손다이크 박사 시리즈에서 처음 발명해낸 도치 플롯(처음부터 범인을 밝히고 시작하는 추리소설 상의 플롯)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된 것도 바로 이 콜롬보 시리즈입니다. 당연히도 도치플롯을 사용합니다. 2. 미타니 코우키는 노자와 히사시 같은 경우와 좀 다릅니다. 그는 연극에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후에 TV와 영화로 .. 2017. 3. 24. 시트콤 - 그들의 시간도 우리와 함께 흐른다 1. 어떤 장르건 시작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장르가 한 번 더 진화하게 되는 역할을 하는 이노베이터가 있죠. 시트콤이란 장르의 이노베이터는 였습니다. 지금은 잊혀진 추억의 이름이 되었지만, 한때 는 '시트콤'이 아니라 '미드'를 대표하는 고유명사였습니다. 기존의 로 대표되는 가족장르였던 시트콤은 어느새 도시의 청춘남녀와 그들의 일, 사랑을 다루는 장르가 되었습니다. 경전처럼 엄격했던 '시트콤 3원칙'은 라는 과도기를 거쳐 로 나아가면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는 우리에게 '친구처럼 함께 나이 들고 성숙해지는 캐릭터들'이란 경험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2. 는 1980년 10월 21일부터 2002년 12월 29일까지 총 22년간 1088회를 방영했습니다. 시즌으로 따지면 22개를 넘는 엄청난 진행이.. 2017. 3. 19. <고등래퍼>는 또 하나의 성공작이 될 수 있을까? 1. M.net의 주력 프로그램이라면 아무래도 오디션 프로그램,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을 뽑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와 같은 프로그램이죠. 이러한 프로그램 중에서 특히 화제성과 완성도가 높았던 시즌들이 있습니다. 시즌2, 시즌3, 그리고 시즌1이죠. 도 아마 첫 번째 시즌이 가장 뛰어난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비교될 대상이 없으니 그건 제외하구요. 위에서 언급한 시즌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내의 캐릭터의 배분과 성장, 드라마가 모두 (작가가 써준 것처럼)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것이죠. 의 두 번째 시즌의 스토리는 영락없는 신데렐라 스토리 드라마였습니다. 외모와 배경, 지적인 매력까지 갖춘 무적의 상대에게 도전하는 배관공 출신의 성공 스토.. 2017. 3. 8. <몽크>의 종영에 즈음하여 * 2009년 9월에 쓴 글에 ps.를 덧붙였습니다. 가 8시즌의 16번째 에피소드를 끝으로 긴 여정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건 저에게도 굉장히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왜냐하면,는 제가 시작과 끝을 함께한, 아직까지 는 제 인생에서 유일한 시리즈이기 때문입니다. 몇 개의 시즌이 진행된 후에,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 지난 방송분을 따라잡는 저의 시청습관과는 달리, 저는 군대에서의 파일럿 에피소드를 시청했습니다. (물론 본방으로요) 그리고 매 에피소드를 빠짐없이 한 주 한 주 기다리며 종영까지 달려왔죠. 그러니까 정말, 8년 동안을 그와 함께 한 셈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몽크의 후반 2시즌이 "완전히 말아먹은" 수준에 가까웠다고 해도, 그 실망감을 뒤로 하고, 이 시리즈의 종영에 대해 한두 마디.. 2017. 3. 7. <프로듀사>에 관한 몇 가지 잡담 * 2015년 5월에 쓴 글입니다. 1. 현재 명실상부한 No.1 스타인 김수현의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듀사]는, 예능국 내에서 벌어지는 복잡하게 꼬인 헛소동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드라마의 제작과정도 이 드라마의 스토리 못지 않게 재밌고 흥미진진한 편이죠. 다들 알고 있다시피 [프로듀사]의 시작은 독립영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윤성호 감독부터입니다. 윤성호 감독은 단편 [삼천포 가는 길]을 통해 독립영화계에 (정말 흔하고 부끄러운 표현이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뒤, [은하해방전선]이라는 독특한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매니아들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윤성호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와 유머감각을 견지하면서도, 다른 독립영화 감독들과는 달리 방송미디어를 적극적으로 .. 2017. 3. 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