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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2

살인자의 기억법 - 귀고리를 하고 시상대에 오른 남자의 최신작 #. 얼마 전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김영하 작가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다룬 것을 들었다. 김영하 작가가 직접 출연했었는데, 그곳에서 여전히 김영하 작가는 '처음 문학상을 받을 때 염색을 하고, 귀고리를 하고 시상대에 올라간 작가'로 이야기 되고 있었다. 더 재밌는 건, 2010년에 재정비해 출간된 김영하 작가의 데뷔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알라딘 소갯글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다. 그 글에서 김영하는 '한국 문단 사상 처음으로 귀고리를 하고 문학상 시상대에 오른 남자'로 지칭되고 있었다. 물론 그가 데뷔하던 해가 1996년이었고, 그때는 문단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보수적이던 시기였다. 소설가가 문제가 아니라 남자가수가 귀고리를 하고 무대에 올라도 방송금지를 .. 2017. 3. 6.
고래 (천명관) - 그것은 로또의 법칙이었다 2001년의 한국 문단은 김훈의 [칼의 노래]로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을 맞았다. 2003년의 한국문단엔 박민규라는 괴물 같은 신예가 [지구영웅전설]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믿을 수 없는 데뷔작을 들고 (차마 얘기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진부한 레토릭을 빌려 말하자면)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리고 2004년에 또 천명관의 [고래]가 발표 되었다. 마치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포수'라던 최기문이 등장하고, 그 다음해에 다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포수'인 진갑용이 등장했는데, 또 그 다음 해에 홍성흔이 등장한 90년대 중후반의 프로야구 같다고 할까? 그것은 신인 등장의 법칙이었다. 꾸준히 한국 소설의 흐름을 따라 잡아왔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천명관의 소설을, 그것도 [고래.. 2017.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