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영화17 <미스터 홈즈>에 관한 몇 가지 잡담 * 2015년 11월에 쓴 글입니다. 1. '미스터 홈즈'를 선택하기 전, 오늘 밤엔 무슨 영화를 볼 것인가, 라는 문제에 대해 저는 두 개의 선택지를 더 놓고 고민했습니다. 하나는 '슬로우 웨스트'였고(영화가 보고 싶기도 했지만, 늦은 밤이었기에 러닝타임 짧은 영화가 필요했죠) 다른 하나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었습니다. 셋 다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역시 '홈즈'라는 이름을 버리긴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영화는 현악기를 사용한 오프닝 테마가 울려퍼지고 서섹스 지방을 달려가는 기차가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굉장히 훌륭하고 맘에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가 끝나자마자 새벽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죠. 2. '미스터 홈즈'에서 방점은 '홈즈'가 아니라 '미스터'에 찍.. 2017. 3. 6.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에 대한 몇 가지 잡담 1. 탐정 홍길동 죽여주게 재밌는데... 물론 재미없다는 사람들도 이해가 간다. (역으로 곡성은 재미 없었는데, 재밌다는 사람들도 왜 그러는지는 이해가 간다) 2. 사실 [늑대소년]이 특이케이스였던 거지, '조성희 월드'가 보편적인 한국 관객의 정서와 맞아떨어지기는 좀 힘들 것 같긴 하다. 하필이면 그 와중에 제작비 100억짜리에 B.E.P가 300만이라니... 150만 정도 들었다는데, 그중에 열렬하게 공감하는 50만 정도와 속은 100만 정도가 섞여있었다고 보면... 대충 맞을 듯. 조성희 감독이야 늑대소년 한 번 터졌을 때 이런 걸 꼭 해보고 싶었던 건 이해가 간다. 막말로 그 다음 작품 삐끗하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안 올텐데 큰소리 쳐볼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걸 한 번 해봐야지... [늑대소년].. 2017. 3. 6. <곡성>에 대한 몇 가지 잡담 * [곡성]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몇 달 전에 [곡성] 시나리오를 구해다 읽었다. 원래 그렇게까지 관심을 갖고 있던 영화는 아니었는데, 나름 '봉준호가 이걸 읽고 잠을 못 잤다'는 소문을 들으니까 "아니 얼마나 대단하길래?"라는 궁금증이 일어 내가 잠을 못 자겠더라. 마침 그 구하기 어렵다는 시나리오가 (요즘엔 보통 파일로 도는 편인데, 이건 파일은 없고 제본된 책에 일련번호 붙여서 돌리더라. 나름 보안 좀 신경 쓴 시나리오인 듯?) 손에 닿는 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부탁해서 구해서 읽었다. 읽고 나서는? 생각보다 별로였고, 나는 잠을 잘 잤다. 봉준호는 그냥 그 무렵 불면증이 있었던 것 같다. 2. 나홍진의 스타일인지 모르겠지만, 시나리오를 쓸 때 연출에 대한 디렉팅이나 의도를 완전히.. 2017. 3. 6.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종種의 윤리학倫理學 (the ethics of the species) #. 제가 즐겨가는 커뮤니티 사이트 중 한 사이트에서 큰 분란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분란의 시작은 한 유저가 심심풀이 삼아 올린 vs. 글 때문이었죠. 문제가 된 글의 내용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집에서 키우던 개와 모르는 사람이 물에 빠졌습니다. 당신은 둘 중 하나만 살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를, 혹은 어떤 존재를 살리는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사람을 살린다'를 선택했지만, (어떤 이들의) 생각보단 많은 사람들이 '내 개를 살린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싸움이 시작되었죠. 개를 살린다, 를 선택한 사람들은 순식간에 비난의 폭주와 싸워야 했습니다. 게시판은 순식간에 개 vs. 사람에 관한 글로 뒤덮였고, 누군가의 빈정거림처럼 '개판'이 되었습니다. #. 전 동물.. 2017. 3. 6. 버드맨 - 자의식으로 가득 찬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버드맨'은 자의식으로 가득 찬 영화입니다. 그리고 자의식에 가득 찬 영화에 어울리게, '원 씬 원 컷으로 찍은 것처럼 보이게' 연출된 영화입니다. 물론 원 테이크로 찍은 영화가 아니라는 걸 눈치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카메라의 움직임은 절대로 끊기지 않지만, CG와 테크닉으로 이어붙인 지점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죠. 다만 이냐리투는 이러한 테크닉을 한 번 더 비틀어서 보여줍니다. 즉 원 테이크 연출과 연극의 구성을 결합시키는 것이죠. 카메라는 등장인물의 주위를 돌며 빙글빙글 보여주면서 그들의 갈등을 드러냅니다. 한 인물이 갈등하거나, 인물과 인물이 부딪치는 장면이 끝나면, 카메라는 이동하는데 이 카메라의 이동이 연극에서 막(ACT) 혹은 암전의 역할을 합니다. 그.. 2017. 3. 5.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