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9 <페이스 오프> - 소문난 포틀럭 1.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가 기획하고, 데이비드 발다치가 편집을 맡은 는 스릴러 작가들의 자발적이고 충성스런 움직임 끝에 나온 선집選集입니다. 데니스 루헤인이나 마이클 코넬리, 제프리 디버와 리 차차일드 같은 작가들이 스스로 자신의 캐릭터를 낯선 다른 작가들의 세계 속으로 보내는 것에 동의했고, 함께 작업을 해서 11편의 단편을 써냈죠. 저마다 내로라 하는 명탐정과 수사관들이 하나의 작품 안에서 크로스오버를 합니다. 2. 물론 멋지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얼핏 듣기에도 진입장벽이 만만찮아 보이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추리물에 익숙치 않은 한국의 독자들에겐 더욱 그렇죠. 데니스 루헤인이나 마이클 코넬리, 제프리 디버, 리 차일드 정도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익숙할 만 하지만, 나머지 작가의 작품과 캐릭터를 아는.. 2017. 3. 14. <잭 리처: 네버 고 백> - 정보기관의 추적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1. 에드워드 즈윅의 은 더도 덜도 아닌 전형적인 헐리우드의 액션 스릴러입니다. 군과 연결된 조직의 뻔한 음모가 있고, 그 음모 때문에 몇 명은 죽고 몇 명은 누명을 씁니다. 주인공도 누명을 쓰고 쫓기지만, 내부와 외부엔 그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의 협력으로 누명도 벗고 진실도 밝혀냅니다. 또 지켜야 할 사람들도 지키죠. 2000년대 초반, 헐리우드 영화가 백 편 넘게 수입되던 시절에 비디오 샵에 가면 액션 코너에서 10편 쯤 비슷한 줄거리를 만날 수 있었던, 예산에 따라 브루스 윌리스, 니콜라스 케이지부터 존 트라볼타와 웨슬리 스나입스, 심지어 찰리쉰도 찍었고, 그 후에는 샤이아 라버프도 몇 편 찍었던 그런 흔한 영화 말입니다. 솔직히 원작 소설의 인기가 높은 것이 그 이유겠지만, 전 이.. 2017. 3. 13. <더 킹>에 대한 몇 가지 잡담 1. 의 영화적 야심은 대단합니다. 별 볼 일 없는 한 젊은이가 대한민국의 타락한 권력의 중심에 들어가 활약하다가, 몰락하고 참회하며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이 썩은 권력들이 어떻게 작동하고 세상을 움직이는지를 스케치하듯 그려내 보여주겠다는 것이죠. 약 2시간 30분 정도에 말이죠. 하지만 세상만사가 그렇듯 야심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실현하기는 힘든 법입니다. 때론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야심을 가진 사람도 있는 법이구요. 개인적으로 저는 한재림 감독은 후자 쪽이라고 보는 편입니다. 은 그의 능력에 비해 너무 큰 야심을 가지고 만든 영화 같습니다. 2.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많고 깊으니, 초반의 영화는 내레이션의 힘을 빌려 겉핥기식으로 빠르게 내달립니다. 때문에 영화는 중반까지 한 시간 반짜리 .. 2017. 3. 12. <바다가 들린다> - 햇빛 찬란한, 하지만 혼란스럽던 날들 삶은 길고 그렇게 쉽지도 않고 언제나 또 다른 반전 - 이적, 1. "도쿄에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욕조에서 자는 사람이야." 화려한 조명으로 밤에 찬란하게 빛나던 코오치 성(城), 그리고 수많은 멜로드라마에서 계속해서 인용되었던 지하철 역에서의 애절한 재회와 리카코의 허리숙인 인사를 마지막 장면으로, 지브리에서 제작한 72분 짜리 애니메이션은 끝났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이 이야기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히무라 사에코가 쓴 두 권 짜리 소설 는 그것과는 좀 많이 다른 이야기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은 소년기의 아련한 추억과 첫사랑의 재회, 그리고 오랫동안 감춰왔던 진심과 새로운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며 마무리 한다. 하지만 히무라 사에코의 소설은 잊지 않는다. 친구와 같은 여.. 2017. 3. 11. [64] - 뒷표지에 낚이지 말 것! 1.경찰서 내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다룬 추리소설이라면, 그 첫머리에 에드 멕베인의 '87분서 시리즈'를 연상하게 된다. FBI라는 연방수사국을 제외하면, 각 경찰조직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경찰과 일본의 경찰조직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요코야마 히데오의 [64]를 에드 멕베인의 소설에 비견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적어도 경찰서 내의 이야기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접근한다는 지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 둘을 완전히 다른 소설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독특한 일본의 경찰조직이다. 2. '춤추는 대수사선', '파트너', '케이조쿠'를 비롯한, 일본의 수많은 경찰 추리드라마를 즐기는 이에게라면, 전혀 낯설지 않은 단어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캐리어'라는 단어인데, 이는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 2017. 3. 10. <패신저스> 칙릿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 있다 1. 뜬금없지만 를 이야기하는 것은 꼰대스러운 한탄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정말 책을 - 정확히는 소설을 - 안 읽는군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그런 것 같습니다. 어차피 문학이 힘을 잃은 것은 좀 오래된 일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책을 안 읽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펄쩍 뛸 사람들도 꽤 많죠. 아직 자기계발서는 수십만 부, 수백만 부가 나가기도 합니다. 저는 자기계발서를 저주하는 사람입니다만, 솔직히 차유람이랑 결혼한 그 양반은 조금 부럽기도 합니다. '혼전순결'을 서약 했던 미녀를 '혼전임신' 시킬 정도의 능력이라면, 사실 뭘해도 될 사람이긴 했을 겁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는 여전히 쓰레기라고 생각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집필하는 사람들의 능력만은 존경하.. 2017. 3. 9.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