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1 <다크나이트> - 되고 싶은 사람이 된다는 것 * 2008년 9월에 쓴 글입니다. 1. 스무 살 때, 나는 냉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어떤 일이든 합리적인 판단을 하며, 옳지 못한 일과 맞닥뜨리면 그것을 저지른 사람이 내 부모라도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너의 잘못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철저하게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서만 지배되는 사람. 그리고 그러한 나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는 소녀를 동반자로 삼기를 소원했으며, 그리하여 서른 살 쯤 되면 나는 더 이상 사람으로 상처받지 아니하는, 강철같은 내면을 가진 이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스물 두 살에 좋아했던 여자아이는 그런 소년같은 나를 비웃었고, 스물넷에 나는 마침내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서른 하나가 된 지.. 2017. 3.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