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1 신해철 – 말년末年의 양식樣式에 관하여 2014.10.27에 썼던 글입니다. #. 생각해보면 딱히 별다른 인연이 있는 사람도 아닌데, 무척 깊은 사이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살면서 무대 먼 발치에서 마주친 기억 밖에 없는데, 내 삶에서 꽤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내게 신해철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를 처음 본 건 대중목욕탕의 대기실에 있는 작은 브라운관 TV속에서였다. 대학가요제의 무대에서, 피부가 하얀, 잠자리 안경을 끼고 셔츠를 입은 청년 한 명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청년은 목욕을 끝나고 나올 때까지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청년이 이끄는 팀이 대상을 탔고, 목욕을 끝내고 나왔을 때 부르던 노래는 그 앵콜이었다. 나는 그 당시 그 청년의 이름을 몰랐고, ‘무한궤도’라는 팀의 .. 2017. 3. 5. 이전 1 다음